치매 불러오는 위험한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과명 : 신경과 / 교수명 : 김병채

치매 불러오는 위험한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신경과 김병채 교수

 

 

   신경계통은 우리 몸의 활동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복잡하고 정교한 기관인데, 크게 두 가지인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와 말초신경계(Peripheral Nervous System)로 분류 할 수 있다.

 중추신경계는 뇌(대뇌·소뇌·뇌간)와 척수(spinal cord)이고, 말초신경계는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모든 신경조직을 포함한다. 신경계통의 질환은 뇌졸중(허헐성·출혈성), 손상, 감염(수막염·뇌염·소아마비, 뇌농양), 종양, 구조적 결함(동정맥 기형·동맥류·신경세포 발달장애 등), 기능성 장애(간질·두통·수면장애·신경통·어지럼증 등), 대사성 질환(간성혼수·갑상샘질환·만성신부전·당뇨 등), 퇴행성 질환(알쯔하이머병·루이체치매·전두측두변성·파킨슨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무도병·척수소뇌실조증 등) 등으로 분류된다.

 퇴행성 신경질환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신경계통에서 발생하는 질환들 중에서 발병빈도가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2008년 7월 1일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0.3%로 이미 2000년에 고령화 사회(7% 이상)에 진입했고, 고령 사회(14% 이상)로 향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초고령 사회(20% 이상)에 진입한 지역도 많다. 고령 인구가 많다는 것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다는 의미이므로 우리지역에서는 이들 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연령증가에 따른 노화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어 치매나 파킨슨병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퇴행성 신경질환이란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서 그 침범부위에 해당되는 고유기능의 소실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들이다.

 특징은 침범부위가 선택적일 경우에는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고, 여러 부위가 동시에 침범되면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임상양상은 대부분 출생 후 정상적인 기능을 하다가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연령이 증가되면서 그 빈도가 증가하고, 초기 증상은 경미하게 시작되어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

 진단은 대부분 임상 양상에 근거하여 진단하는데, 증상이 다양하고 서로 다른 질환들이 공통된 임상증상을 보일수도 있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 뇌자기공명영상사진, 단일광전자방출단층촬영(SPE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영상기법, 뇌척수액 표지자(biomarkers) 검사, 그리고 일부 질환에서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대표적인 질환이 인지장애를 초래하는 치매증후군(혹은 치매)이다. 치매는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던 사람이 후천적 뇌병변으로 지적 능력의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수행능력저하를 일으키는 질환 군을 말한다.

 치매의 원인 중 퇴행성 질환은 알쯔하이머병, 루이체치매, 전두측두 변성 등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9년 4월 13일 우리나라의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조사대상: 전국 65세 이상 노인 8천199명)를 발표했는데, 치매 유형별로 볼 때 전체 치매 중 알쯔하이머병이 71%, 혈관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했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에서 4명중 1명(24.1%)에서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에 해당되어 향후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5세 이상의 정상 노인에서는 매년 치매로 이환되는 정도가 약 1-3%인 것에 비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노인에서는 약 12-16%정도가 치매로 이환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향후 치매가 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도인지장애의 정의는 주관적(환자나 보호자의 호소) 및 객관적(인지기능검사) 인지장애가 있지만 아직 일상생활 수행이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일상생활을 잘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하기에 큰 불편은 없지만 향후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위험인자의 조절 및 관리적 측면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퇴행성 신경질환은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그 발병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 질환은 신경계통의 병변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지 연령증가에 따른 자연스런 노화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개입이 이루어지면 장기적으로 볼 때 환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담도 많이 감소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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